한국과 일본은 MZ세대의 활발한 문화 교류로 인해 국경이 거의 희미해진 상황이다. 실제로 도쿄 시민인 치바(22)는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거리는 얼마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가 사는 도쿄의 신오쿠보역 상점가에는 K팝 매장과 한국 화장품 로드샵은 물론, '남대문식당'을 비롯한 한국어로 된 간판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과 카페가 많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 교류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시점에 이르렀다. 한국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인 하니가 일본 도쿄돔 공연에서 부른 일본의 노래 '푸른 산호초'가 화제가 되었고, '한일가왕전'에 출연한 일본 가수의 노래가 유튜브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일본 아이돌 업계는 K팝의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한국 기획사가 일본을 겨냥해 제작한 그룹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J팝과 K팝을 융합한 형태인 'JK팝'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드라마 업계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교류 현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방송사 TBS에서 방영한 '아이 러브 유'는 한국에서 유학 온 남학생과 일본 여성이 한류 드라마의 공식을 일본식으로 풀어내면서 히트를 쳤다. 이후 일본 드라마에 한국의 배우가 출연하는 사례가 확 늘어났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거리를 좁히는 주역은 MZ세대로 평가받는다. 일본의 10~20대는 한국 패션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였고,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하는 일본인이 부쩍 늘었다. 

 

한국에서도 일본 대중문화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모습을 보인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외에도 일본 대중음악의 선호도가 높아졌다. 요아소비와 래드윔프스, 리사 등 일본의 가수들이 내한 공연을 자주 진행하고, 공연은 거의 매진될 정도다. 

 

한국인인 최 씨(24)는 "정치와 문화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가 잘못하면 일본을 어느 정도 불매할 것 같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일본 가수의 노래를 듣는 것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 간의 대중문화 소비는 서로의 호감도를 높이는 데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서로 간의 대중문화를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