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 '고용 쇼크'…알고보니 노인 일자리 빼면 '마이너스 24만'

 지난해 대한민국 일자리 시장이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국가데이터처가 12일 발표한 '2024년 일자리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늘어난 일자리는 고작 6만 개에 그쳤다. 이는 2016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최소 증가 폭으로, 사실상 고용 시장이 성장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수치다. 일자리 증가율은 2021년 3.5%를 정점으로 매년 급격히 하락해왔으며, 지난해에는 0.2%까지 곤두박질치며 고용 한파가 현실화되었음을 증명했다.증가한 일자리의 내용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체 증가분인 6만 개를 아득히 뛰어넘는 30만 개의 일자리가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층 일자리를 제외하면 사실상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24만 개의 일자리가 순감소했다는 의미로, 고용의 질이 급격히 악화되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국가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 일자리는 무려 17만 개나 증발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 일자리 역시 15만 개나 사라졌다. 국가데이터처는 40대가 주로 종사하는 건설업의 업황 부진이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산업별로도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에서만 6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금융·보험업과 운수·창고업에서도 각각 6만 개씩 일자리가 감소하며 고용 쇼크를 주도했다. 반면,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보건·사회복지 분야에서는 13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나며 나 홀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 뒤를 이어 제조업에서 5만 개, 협회·수리·개인서비스업에서 4만 개의 일자리가 증가했지만, 주요 산업의 붕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일자리의 근간이 되어야 할 기업들의 고용 성적표는 처참했다. 국내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에서 1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했으며,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대기업에서도 8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며 고용 시장의 위축을 부채질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시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정부 지원 등의 영향을 받는 비영리기업에서는 15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며 전체 일자리 감소를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결국 지난해 대한민국 일자리는 민간 기업이 아닌, 고령층과 비영리 부문이 겨우 떠받친 위태로운 형국이었던 셈이다. 

'부산행' 야전사령관의 자폭…전재수 사의, 해수부 이전도 좌초 위기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새벽, 해외 출장에서 귀국하자마자 장관직 사의를 전격 표명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꼽혀온 그의 갑작스러운 퇴장은 부산 정치권에 거대한 충격파를 던지며, 시장 선거 구도와 '해수부 부산 시대' 구상 모두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밀어 넣었다. 전 장관은 "불법 금품 수수는 단연코 없었다"며 결백을 강하게 주장하면서도,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조사에 응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전 장관의 사의 표명은 무엇보다 민주당의 부산시장 선거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게 만드는 직격탄이 됐다. 당내에서는 그동안 "부산에서 박형준 현 시장과 유일하게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줄투표'를 이끌어낼 간판은 전재수뿐"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해수부 부산 이전을 진두지휘하는 '야전사령관'으로서 해양수도 비전을 제시해 온 그가 유일한 대항마라는 평가였다. 하지만 장관직 사퇴와 함께 '청렴 리스크'가 본격적인 수사 국면으로 넘어가면서, 민주당은 선거까지 이 부담을 안고 가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설상가상으로 '플랜B'로 거론되던 최인호 전 의원마저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직에 지원하며 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돼, 민주당의 후보난은 더욱 심화하는 모양새다.이처럼 유력 주자들이 연달아 레이스에서 이탈하면서, 야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조국혁신당으로 향하고 있다. 조국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퇴출시키겠다"며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전 장관의 공백을 메울 카드로 '조국과의 연대' 시나리오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후보 공백을 메우는 차원을 넘어, 조 대표를 수도권이 아닌 '험지'인 부산에 묶어두면서 야권 전체의 표 확장 효과를 노리는 동시에,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의 경쟁 정당으로 급부상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복합적인 정치적 계산이 깔린 전략으로 풀이된다.전 장관의 공백은 비단 선거 구도뿐만 아니라, 부산의 미래가 걸린 핵심 현안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그가 '야전사령관'으로서 직접 진두지휘해 온 해수부의 부산 이전 작업은 이제 막 첫 이사를 시작한 시점에 수장을 잃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조직의 조기 안착과 기강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 터진 리더십 공백은 업무 차질은 물론,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나 HMM 등 대형 선사 유치와 같은 후속 프로젝트의 동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컨트롤타워 부재가 장기화될 경우, '해양수도 부산'이라는 거대 담론 자체가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돈다.

60대 이상 일자리 30만개 늘 때, 2040은 32만개 증발…"이게 나라냐"

 지난해 국내 일자리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건설 경기 부진의 직격탄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가속화된 비대면 업무 전환의 여파로, 일자리 수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일자리행정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새로 생긴 일자리는 고작 6만 개에 그쳐 총 2천671만 개를 기록했다. 이는 0.2% 증가에 불과한 수치로, 20만 개(0.8%)가 늘었던 전년도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무려 4분의 1 토막 난 것이다. 2017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로, 한국 경제의 고용 창출 능력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산업별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고령화 사회 진입과 맞물려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13만 3천 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고, 제조업 역시 4만 5천 개의 일자리를 더하며 선방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업종에 국한된 온기일 뿐이었다. 얼어붙은 건설 경기의 한파는 고용 시장에 그대로 몰아쳐 건설업에서만 5만 8천 개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또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된 금융보험업과 운수창고업에서도 각각 5만 6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특정 산업 분야의 고용 충격이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최재혁 데이터처 행정통계과장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건설 경기 부진과 비대면 업무 확산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이번 통계는 일자리의 '세대교체'가 아닌 '세대 양극화' 현상을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60대와 70세 이상 고령층에서 각각 15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며 전체 증가분을 훌쩍 뛰어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50대 일자리 역시 6만 개가 늘어나는 등, 장년층 이상의 고용 시장은 비교적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였다. 40대 일자리는 무려 17만 개가 사라졌고, 20대 일자리 역시 15만 개나 감소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20대 일자리는 전년도에 사상 처음으로 8만 개가 줄어든 이후, 감소폭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되며 청년 고용 시장의 위기가 더욱 심화하고 있음을 드러냈다.기업 규모별로도 양극화는 심각했다. 종사자 300명 이상의 대기업과 50명 이상 300명 미만의 중견기업에서는 각각 7만 개와 9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며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정반대로 11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4인 이하 영세 사업체로, 이곳에서만 무려 21만 개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데이터처는 이러한 영세 사업체 일자리 급감의 주된 원인으로 건설업 관련 개인 사업체의 몰락을 지목했다. 결국 지난해 한국의 일자리 지도는 '고령층과 대기업'은 웃고, '청장년층과 영세 사업장'은 우는 극심한 양극화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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