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눈 없으시잖아요" 발언 논란...시각장애 변호사, 박지원에 사과

 김예원 변호사가 지난 10일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신체 일부를 언급하며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김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상황과 심경을 상세히 밝히며, 경솔했던 언행에 대한 깊은 반성을 표했다.김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평소 의안을 착용하시고 적극적으로 의정활동 하시는 박 의원님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제 오랜만에 직접 뵈니 일방적인 내적 친밀감에 결례를 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 의원의 활발한 의정 활동을 보며 느꼈던 존경심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부적절한 방식으로 표출되었음을 인정했다. 이어 "질문했다가 그런 대답을 듣고 당황했을 의원님께 오늘 아침에 직접 사과드렸다"며, 다행히 박 의원이 "괜찮다고 하시면서 사과를 받아주셨다"고 전해 한숨 돌렸음을 시사했다.이번 논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법안 관련 공청회에서 불거졌다. 국민의힘 측 추천 인사로 참석한 김 변호사는 검찰청 해체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박 의원은 "약자 편에 서서 좋은 일을 하는 김 변호사가 마치 정치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에 대해 김 변호사는 "의원님 한쪽 눈이 없으시잖아요. 저도 마찬가지로 한쪽 눈이 없어요"라고 답하며 자신의 시각 장애를 언급했다. 그는 이어서 "저도 장애인으로 살고 있는데 제가 변호사가 될 때까지 장애인들을 거의 못 만나 봤다"고 덧붙이며 발언의 배경을 설명하려 했다.김 변호사는 당시 발언의 배경에 대해, 박 의원의 질문이 "사회적 약자를 변호하면서 왜 검찰개혁에 반대하느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자신의 활동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배경 설명을 해야겠다고 순간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원래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은 이렇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졌지만, 학업 성취도 좋고 목소리도 커서 차별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공익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사회에서 투명인간처럼 취급받는 많은 장애인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제도는 잘 보이지 않는 이들까지 고려하여 세심하게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습니다."그러나 그는 "시간 제약으로 인해 이 모든 내용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고, 결국 어색하고 무례한 답변으로 남게 되었다"며, 자신의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에 대한 깊은 아쉬움을 표했다.그는 끝으로 "자신의 경솔했던 언행으로 인해 상처받고 분노한 많은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히며, "어떤 의도를 가졌든 어제의 잘못된 행동은 결코 변명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자신의 잘못을 온전히 인정했다.한편, 시각장애인인 김예원 변호사는 지난 2012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여 장애인 인권 관련 법률 및 제도 개선에 헌신해왔다. 현재는 장애인권법센터 대표 변호사로 활발히 활동하며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이번 사과를 통해 김 변호사는 자신의 의도와는 별개로 발생한 오해와 상처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며, 공인으로서의 자세를 다시 한번 다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 온다더니' 댐 비웠다 물 말랐다…정부도 예측 못한 '가뭄 쓰나미'

 올여름, 기상청의 '많은 비' 예보와 달리 '마른장마'가 현실화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장마철 폭우에 대비해 댐 수위를 낮춰 놓았던 것이 오히려 극심한 가뭄을 초래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환경부의 10일 발표에 따르면, 대구·경북권의 주요 용수 공급원인 운문댐은 현재 저수율 38.4%로 예년(47.3%)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강원도 강릉 지역의 생명줄인 오봉저수지 역시 예년(6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1%를 기록하며 '빨간불'이 켜졌다. 두 댐 모두 가뭄 대응 단계가 각각 '주의'와 '관심'으로 격상되었으며, 앞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러한 물 부족 사태는 기상청의 예측과 달리 장마가 너무나도 일찍, 그리고 건조하게 끝났기 때문이다. 당초 6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고, 7~8월은 평년 수준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지만, 6월에만 예측이 적중했을 뿐 7월부터는 빗나갔다. 특히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른 세력 확장으로 장마 전선이 급격히 북상하며 제주(15일)와 남부 지방(12일)은 역대급으로 짧은 장마를 경험했다. 남부 지방의 장마 기간 강수량은 고작 98㎜에 불과했으며, 최근 2주간(6월 25일~7월 8일) 전국 평균 강수량은 평년 동기(141㎜)의 6.1%인 8.3㎜에 그쳤다.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이 평년의 10분의 1 수준의 비라도 맞은 반면, 나머지 지역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강수량으로 신음하고 있다.댐 관리 당국 역시 이례적인 '마른장마'를 예상치 못해, 다가올 폭우에 대비해 댐 수위를 낮춰 놓은 상태였다. 여기에 때 이른 폭염까지 겹치면서 댐의 물은 빠르게 증발하고 있어, 관계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절정에 달할 8월에는 물 증발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아직 중부 지방의 장마 종료 선언은 나오지 않았지만, 희망적인 비 소식도 가뭄 해갈에는 역부족일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는 16~17일 북서쪽 기압골의 영향으로 수도권과 강원 영서에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찬 공기와 뜨거운 공기의 충돌로 형성되는 비구름대가 폭염을 잠시 누그러뜨릴 수는 있겠지만, 7월 평년 강수량이 최소 240㎜인 점을 감안하면 이틀간의 비로는 가뭄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더욱이 비구름대가 태백산맥을 넘지 못하고 강원 영서에만 집중될 가능성이 커, 강원 영동 지역의 가뭄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원 영동 지역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40.1%(이달 1일 기준)로 평년보다 24.4%포인트 낮아 이미 제한 급수가 시행 중이다.환경부는 이례적인 장마 종료와 국지적 가뭄 징후에 따라, 기존 홍수 대응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가뭄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 기간 동안 홍수 대응과 함께 강원 강릉 등 국지적으로 나타나는 가뭄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며, 물 관리에 비상이 걸린 현 상황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했다.

채상병 사건의 숨겨진 진실... 특검, 조태용 자택서 '폭발성 증거' 확보했다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파헤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수사 범위를 확대하며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특검팀은 7월 11일 오전부터 조 전 원장의 자택을 포함해 국방부 관계자 주거지 등 1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이다.조태용 전 원장은 채상병 사건이 발생했던 시기에 국가안보실장으로 재직하며, 2023년 7월 31일 이른바 'VIP 격노설'이 제기된 대통령실 회의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핵심 인물이다. 이 회의는 채상병 수색 작전과 관련해 당시 대통령의 강한 불만이 표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자리로, 수사의 중요한 지점으로 꼽히고 있다.특검팀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조 전 원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은 증거물로, 당시 회의 내용과 관련된 통화 기록이나 메시지 등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이번 압수수색은 특검팀이 전날 첫 강제수사에 나선 데 이어 연이틀 진행된 것으로, 'VIP 격노설'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본격적인 수사 행보로 해석된다. 특검팀은 채상병 사건 수사 과정에서 상부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그리고 이로 인해 수사가 방해받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전날인 7월 10일에는 국방부와 국가안보실을 비롯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들은 모두 채상병 사건 당시 관련 직책에 있었던 인물들로, 사건 처리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수사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특검팀의 연이은 압수수색은 채상병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수사 과정에서의 외부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VIP 격노설'로 불리는 대통령의 개입 의혹에 대한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확보된 휴대전화와 자료들은 디지털포렌식 과정을 거쳐 분석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한 보다 명확한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기대된다.특검팀은 향후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태용 전 원장의 휴대전화에서 확인된 정보에 따라 수사 방향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채상병 사건을 둘러싼 의혹들이 점차 규명되면서, 당시 정부 고위층의 개입 여부와 그 정도에 대한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리포터스타임즈 보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