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인가, 범죄자인가?' 줄리언 어산지, 영국 떠나 사이판으로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폭로해 미국 방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최종 석방을 위한 심리를 위해 사이판으로 떠났다. 

 

24일(현지시간) 위키리크스는 "어산지가 런던 고등법원의 허가를 받아 1,901일간 머물렀던 벨마시 교도소를 떠나 항공편으로 영국을 벗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법무부와 형량 합의에 따른 것이다. 

 

어산지는 국방 정보의 획득과 유포를 모의한 것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며 일정 시간이 지나 자유인으로 석방될 예정이다. 

 

어산지는 26일 사이판에서 최종 선고 공판이 진행된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어산지가 미국행을 거부해서 호주와 가까운 사이판에서 심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산지는 사이판 법원에서 이미 영국 교도소에서 보낸 기간인 5년형을 선고받고 곧바로 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 

 

어산지는 2010년 미국 육군 정보분석원 첼시 매닝을 설득해 기밀 외교 전문과 국방 정보를 유출하여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했다. 그의 폭로는 언론의 자유와 알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활동가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미국 검찰은 이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간주했다.

 

어산지는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 생활을 이어오다가 2019년 영국 당국에 체포되었으며, 이후 미국 송환을 둘러싼 법적 공방을 계속해왔다. 어산지의 모국 호주는 미국에 기소 중지와 귀국 허용을 요구해왔다.

 

호주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 의회에서 "이 사건을 너무 오래 끌어왔다"며 어산지의 귀국을 원한다고 밝혔다. 현재 어산지는 주영 호주 고등판무관과 동행하고 있으며, 어산지의 가족과 국제 언론 단체들은 그의 석방을 환영하고 있다. 어산지는 지지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